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19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뒤 당무에서 손을 뗀 주승용 최고위원과 전격 회동해 복귀를 요청하고 당 혁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혁신위 출범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회동은 광주제일고 3년 선배인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서울 시내 모처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뤄졌다.
양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이 여러모로 어렵다. 주 최고위원이 복귀해서 최고위원회가 안정돼야 혁신안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다"며 "할 이야기가 있으면 (최고위원회)안에서 하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 최고위원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주 최고위원은 혁신위 활동 방향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할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그것은 패권주의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에 '패권주의가 무엇인지 예를 들어달라'고 하자, 주 최고위원은 "19대 총선 때 정체성을 이유로 이유 없이 낙천한 사례들, 김경협 수석 사무부총장의 임명 과정,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문 대표가 사과하기까지의 과정 등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최고위원은 또한 당의 정체성 재확립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당 강령이 중도개혁으로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 노선이 '좌클릭'로 가려는데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자신의 소신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알았다"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주 최고위원은 "호남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혁신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호남이니 무조건 희생당하고 양보해야하고 이런 말은 안 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당에 친노와 호남 2가지 프레임이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필패한다"며 "당이 절대로 깨져선 안 된다. 공생해야지 공멸하면 안 되고 친노와 호남은 항상 일정 부분 같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친노와 호남 사이에 소통이 부족했지 정체성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고 본다"며 "신뢰구축이 중요하다. 그래야 분열이 안 되고 총선·대선으로 갈 수 있고 그것이 문 대표와 혁신위원장이 해야할 몫"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대체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최고위원은 또한 "혁신안이 만들어지면 실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말로만 전권을 위임받아서는 안 된다.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담보받으라"고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최고위원은 공천문제에 대해서는 "공천 기준을 정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 주민이 심판하도록 해야한다"며 "칼을 갖고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주 최고위원이 복귀해 당의 단합과 혁신을 위해 힘써주길 간곡히 부탁했다"며 "특정 계파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구조적 문제점을 바꾸는 과정이 혁신이고 통합이라는 원칙론적 입장에서 주 최고위원과 뜻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에 친노와 호남 2가지 프레임 있다” 주승용, 김상곤 복귀 요청 확답 안해
입력 2015-06-19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