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예인업체 선정 과정 억대 리베이트 SK인천석유화학 간부 입건

입력 2015-06-19 22:48
해운 대리점 등 하청업체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SK인천석유화학의 간부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 간부에게 정기적으로 뒷돈을 건네고 일감을 받은 해운 하청업체 대표 16명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배임수재 혐의로 SK인천석유화학 선박 안전관리 담당 부서 부장 A씨(5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일감을 받는 대가로 A씨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 등으로 선박 대리점과 예인업체 등 하청업체 대표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선박 대리점을 비롯해 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예선, 도선사, 줄잡이 등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들로부터 매달 2000만원씩 총 2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전날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4월까지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북항에 유조선이 드나들 수 있는 대규모 유류 전용 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A씨는 SK인천석유화학의 전신인 경인에너지 시절부터 25년간 근무하며 돌핀항으로 불리는 이 부두에 드나드는 유조선을 관리·감독하고 해운 하청업체를 선정하는 업무를 했다.

경찰은 A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나머지 해운 하청업체 16곳의 대표들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불구속 입건한 A씨에 대해서는 추후 전반적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또 장기간 A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알면서도 묵인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역산방식으로 올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조사해 밝혀진 액수가 2억6000만원이기 때문에 지난해 4월부터 2008년 사이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혐의를 입증하면 혐의액수가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