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재앙! FIFA 투자영화, 美박스오피스 역대 최악의 수입

입력 2015-06-19 15:37 수정 2015-06-19 15:39
국민일보DB

FIFA가 자기얼굴에 침 뱉은 꼴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투자한 프랑스영화 ‘유나이티드 패션즈(United Passions)'가 개봉 첫 주 918달러(약 101만원)의 티켓 판매에 그쳐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역대 최악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연예지인 할리우드 리포터의 발표를 인용해 “FIFA의 역사를 다룬 ‘유나이티드 패션’이 미국 박스 오피스 사상 최악의 수입을 거둔 영화가 됐다”며 “지난 5∼6일 개봉된 이후 첫 주 동안 918달러(약 101만원)의 수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1904년 FIFA 창설이후 역대 회장의 활약상을 다룬 것으로 총 제작비 2400만유로(약 300억원)가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FIFA가 2000만유로(약 250억원)를 투자했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 프레데릭 오뷔르탱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영국출신배우 팀 로스가 블라터회장 역을 맡았으며 프랑스의 대표 배우들이 출연했다.

하지만 FIFA가 최근 부패스캔들로 미국과 스위스 당국의 수사를 받으면서 ‘유나이티드 패션즈'는 흥행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영화의 내용은 블라터가 1998년 FIFA 수장에 오른 뒤 수십 년간 축구계에 만연했던 부패에 ‘충격’을 받고 FIFA 집행위원들에게 “윤리적으로 아주 사소한 잘못만 저질러도 처벌 하겠다”고 선포하는 모습이 나온다.

또한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유치과정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전혀 다루지 않고 오히려 블라터 회장을 마치 비리와 맞서 싸운 영웅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블라터 회장은 영화 속 모습과 전혀 반대다. 비리와 맞서 싸운 영웅이 아니라 최측근들이 FIFA 비리수사에 줄줄이 적발되고 자신도 미국 연방수사국(FBI)등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유나이티드 패션즈'가 벌어들인 수입은 2012년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던 뮤지컬 영화 ‘아이 키스드 어 뱀파이어(I Kissed a Vampire)'의 1380달러(약 152만원)에도 못 미친다.

감독을 맡은 오뷔르탱은 “이것은 재앙이다. 내가 마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아프리카에 옮긴 사람이나 경제 위기를 불러온 사람처럼 악인으로 비치고 있다”며 “내 이름은 지금 부패한 사람들을 위해 영화를 찍는 선동꾼이 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