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과 그의 가족들이 ‘메르스 왕따’를 당하고 있다.
19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친구들이 메르스 때문에 자신을 멀리한다고 했다. 이미 약속이 되어 있었던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을 하려고 하자 친구들이 “정말 올 것이냐”며 눈치를 줬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스스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들도 메르스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가족들까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차별을 받는다고 했다.
글쓴이의 첫째 아이가 원래 여러 집을 돌아가면서 그룹 과외를 받는데, 다른 사람들이 첫째아이의 집에서는 과외를 진행하지 말자고 했다는 것이다. 첫째아이가 글쓴이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둘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의 통학버스에는 사람이 텅텅 비었다고 한다. 둘째 아이가 메르스와 관련있다고 의식한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데려다 줬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저한테 그러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힘들다”며 “물론 잠재적으로 메르스는 얼마든지 걸릴 수 있기에 이해는 하지만 내 스스로 항상 조심하고 있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일선에서 메르스와 싸우는 분을 격려는 하지 못 할망정 껄끄럽게 보다니” “이런 위기상황에서의 시민의식 향상이 메르스의 직접적인 위험성보다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S병원이면 지금 전국 메르스의 확산지가 되어 버렸으니 다른 사람들 입장도 이해가 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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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병원 출근 이유로 가족까지 차별, “메르스 왕따”
입력 2015-06-19 11:43 수정 2015-06-19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