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유언비어가 서울 강남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있다.
19일 강남구 보건소에 따르면 이달 17일 오후 보건소 상황실로 “한동네에 사는 남성이 ‘메르스에 걸렸는데 주위에 다 퍼뜨리겠다’고 말하고 다니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보건소는 주민 불안을 우려해 이런 사실을 관할 수서경찰서에 알리고 수사의뢰했다. 경찰이 신원을 파악한 결과 이 남성은 개포동에 사는 유모(67)씨로 확인됐다.
보건소가 조사한 결과 유씨는 메르스 환자도, 자택격리 대상자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6∼17일에는 ‘강남 D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메르스에 걸렸다’, ‘C 이비인후과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L아파트에 산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빠르게 퍼져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보건소 측은 강남구내 아파트 단지에 연락해 ‘메르스 확진자가 돌아다닌다는 유언비어가 있지만 거짓이니 안심하라’는 내용의 방송을 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유언비어 차단에 나선 보건소와 경찰 간 공조가 엇박자를 보였다.
보건소 측은 18일 오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에 공문을 발송해 메르스 환자 행세를 한 유씨를 처벌해달라며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은 공문이 온 사실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소 측이 마침 휴가 중인 직원에게 전자문서로 공문을 보냈는데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이후인 그날 오후 늦게서야 공문을 확인하고 사건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메르스 퍼뜨리겠다”…서울 강남에 유언비어 확산
입력 2015-06-19 07:11 수정 2015-06-19 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