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홈런 때리고 1700이닝 던지고... 두 베테랑, 위기의 NC 구하다

입력 2015-06-19 01:21

39년 4개월 10일이 걸렸다. 300홈런은 굴곡진 인생의 보상이었다.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18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최고령 300홈런을 달성했다.

이호준은 3-0으로 앞서 있던 1회 무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랐다. 이어 kt 선발 정성곤이 던진 초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쳤고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쐈다.

이승엽과 양준혁, 장종훈, 심정수, 박경완, 송지만, 박재홍 등에 이어 한국프로야구에서 여덟 번째 300홈런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대기록을 세우기까지 이호준은 지난한 세월을 보냈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지만 첫 홈런은 96년에야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 박석진을 상대로 때린 홈런이었다. 이후 2년간 때린 홈런은 9개에 불과했다.

이호준이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건 98년부터다. 그해 19개로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날렸다. 2000년 SK 와이번스로 팀을 옮긴 이호준은 2003년 36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2008년 무릎 부상으로 홈런포가 침묵했지만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날렸다. 이호준은 2012시즌을 끝내고 NC로 이적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3년 20홈런을 날리며 NC 돌풍의 중심에 섰고 지난해엔 23개의 홈런을 치며 팀을 가을 잔치로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홈런 14개로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날 손민한도 1700이닝(역대 19번째)을 투구한 투수가 됐다. 손민한은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7승(4패)을 챙겼다. 손민한의 유일한 위기는 3회였다. kt는 0-8로 뒤져있던 3회 박경구, 김사연, 박기혁의 연속 안타와 이대형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챙겼다. NC 1루수인 모창민의 실책 때 하준호가 출루하면서 3루에 있던 김사연까지 홈을 밟았다. 앤디 마르테의 희생 플라이와 김상현의 중전 안타로 또 다시 점수를 추가하면서 kt는 점수를 쌓았다.

그러나 손민한은 3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선 단 한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두 베테랑 선수는 개인 기록 작성뿐만 아니라 4연패 위기에 빠져있던 팀도 구했다. NC는 9대 4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이호준은 자신을 ‘행복한 선수’라고 했다.

그는 “팀이 연패 중이었는데 중심타선의 역할을 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다른 홈런보다 많은 분들이 기다렸던 홈런이라 더 기쁘다. 감독님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 뭉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이 나온 상황도 설명했다. 이호준은 “후배들은 내가 못 치면 더 기가 죽기 때문에 팀을 위해 짧게 친다는 생각을 했다. 주자를 출루 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중앙 방향으로 치려고 했다”면서 “공이 조금 안쪽으로 맞아 불안했는데 수비수들이 가만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홈런인 줄 알았다”고 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에이스 앤디 밴헤켄과 4번 타자 박병호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에 6대 0 완승을 거뒀다. 밴헤켄은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6개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으며 시즌 8승(3패)째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시즌 20호, 21호 홈런을 때리며 역대 14번째로 4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LG 트윈스는 투·타 조화를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5대 3으로 꺾고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3연전 2승)로 끝냈다. 선발로 나온 임정우는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새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한국무대 첫 홈런을 신고했다.

삼성과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에선 두산이 6대 3으로 이겼고 SK는 한화 이글스를 7대 2로 꺾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