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 '소수의견'을 연출한 김성제 감독은 18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으로 우리사회의 풍경이 보였으면 합니다. 용산참사라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의 풍경이 영화적으로 해석됐구나, 그렇게 봐주기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 도입부에 ‘실제 사건이 아니며 실존 인물도 아니다’라는 자막을 집어넣어 실화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해석을 경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동명의 원작에 들어 있는 소설가의 생각 외에 영화 연출자로서 해석이 들어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든 영화에는 모티브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건일 수도, 그림 한 장일 수도 있죠. 영화 이전에 소설에서는 용산참사가 모티브로 강하게 들어갔습니다. 저는 용산참사뿐 아니라 21세기 한국사회의 풍경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야 정당 검사 변호사 시민단체 등 비극을 둘러싼 각자의 입장이 있고 그걸 전체로 한 우리 사회의 풍경이 보였으면 하는 겁니다.”
철거민의 아들이 누구에 의해 죽었는지 모호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뚜렷하게 처리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원작에서 사건 현장에 의경 5명이 등장한다면 이를 의경 2명, 농성자 1명, 그의 아들로 하고 싶었던 게 영화적 해석이었습니다. 기계적 중립적 태도보다는 사건의 비극성을 더 키우고 싶어서이에요. 비극적 사건이 왜 벌어졌는가, 그건 소설가의 질문이기도 하고 제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 질문을 크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 감독은 영화는 본격적인 법정물이며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사는 시대 공기를 담을 수도 있고, 두 변호사의 버디물로도 좋고, 청년 변호사의 성장기로도 좋았습니다.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법정에서 정의를 실현해 나가려 애쓰는 주인공 윤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윤계상은 사회적 주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로서는 이를 다루는 영화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함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관심이 있고 소수가 상처를 받았을 때 안타깝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대중에게 이 사건이 다가갔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했습니다. 픽션이지만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입장이 될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용산참사 모티브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 “21세기 지금의 우리사회 풍경으로 봐달라”
입력 2015-06-18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