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 소형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글로벌 전지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수주량의 절반 정도를 독점하며 관련 업계의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모델이 본격 양산되는 2016년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배터리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016년 이후 출시할 완성차 업체들의 모델별 배터리 업체 선정 작업이 수십 건 진행됐다. 이 중 50% 이상을 LG화학이 수주했고, 나머지를 파나소닉·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기타 업체들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도 배터리 업계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1위인 상해기차를 비롯해 제일기차, 장성기차 등 중국 로컬 업체들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이미 연간 20만대 생산분량 이상을 확보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 SUV(스포츠유틸리티) 1위 업체인 장성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난징 진롱 및 동풍 상용차 전기버스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다.
LG화학의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앞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발빠른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00년부터 기술 장벽 및 사업화에 대한 높은 위험 부담 때문에 국내외 어느 기업도 먼저 시작하지 못하던 중대형 배터리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해 10여년 만에 2차 전지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09년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누적 대수는 총 40만대에 이른다.
LG화학 관계자는 “중대형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산라인 확장과 수주 확대 등을 통해 수년 내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확실한 1등으로 올라서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진격의 LG화학…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50% 독식
입력 2015-06-18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