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신임 국무총리는 18일 하루 종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여야가 낮 12시가 되기 직전 자신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키자,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서둘러 법무부 장관 퇴임식을 치렀고, 오후 3시에는 청와대로 달려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메르스 중앙 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았다. 메르스 예방과 자가격리자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서울 중구보건소를 방문했고, 그제야 정부서울청사 총리실로 첫 출근을 해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취임 첫날부터 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한 박근혜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법무부 청사에 있던 황 총리는 국회 본회의 시작 50여 분만에 자신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퇴임식을 진행했다. 박근혜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2년 4개월여를 재직했던 그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행사를 마쳤다.
황 총리는 점심 식사 이후 청와대로 들어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그제야 새 총리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잠시 박 대통령과 환담한 뒤 그는 곧바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메르스 확진환자 진료 실태를 살피고 의료진의 노고를 치하했다. 취임식을 갖기도 전에 이 병원을 찾기로 한 것은 “메르스 확산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잠시도 지체할 수 없다”는 황 총리 본인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총리는 메르스 확진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동 바로 앞에서 안명옥 원장으로부터 치료 상황과 확진환자 현황, 병세, 감염 예방을 위한 매뉴얼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존립의 최우선 가치”라며 “내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메르스 종식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다시 서울 중구보건소로 찾아, 의심 환자나 증상 호소자, 자가 격리 상태인 주민들에 대한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어 황 총리는 정부서울청사로 첫 출근을 해,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현장 중심 문제 해결과 광범위한 선제 조치, 즉각적인 실행 등 3대 대응 원칙을 제시하고 “메르스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진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 군 의료인력도 현장에 투입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확진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 가운데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된 곳은 즉각 대응팀의 판단 하에 일시 폐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회의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전 부처 각료들이 참석했으며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경찰청장 국세청장도 자리를 지켰다. 또 김우주 감염학회 이사장도 나와 대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메르스 관련 일정을 다 소화한 황 총리는 오후 6시30분쯤에서야 외교부청사 강당에서 신임총리 취임식을 치렀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황교안 "내가 메르스 선봉에..."
입력 2015-06-18 17:13 수정 2015-06-18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