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다녀온 뒤 확진 “제주도 뚫리나”

입력 2015-06-18 17:53
국민일보 DB

141번(42) 메르스 환자가 기침을 약간 하는 상태에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환자는 보건 당국의 격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고,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야 확진됐다. 정부는 이 환자가 탑승한 대한항공기의 승무원 등 22명과 신라호텔 직원 31명을 격리시켰다. 같은 비행기를 이용한 탑승객 500여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이 환자는 지난 5일 낮 12시15분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 KE1223편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제주도로 출발했다. 부인 아들 등 일행 8명은 제주공항에 내린 뒤 렌터카를 타고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신라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3박4일 동안 신라호텔 뷔페식당(6~8일 오전), 수영장(6일 오전), 신라호텔 앞 고깃집(5일 저녁), 제주시 해안도로 횟집(6일 저녁), 서귀포시 남원읍 코코몽 에코파크(7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승마장(7일 오후) 등을 다녔다.

이후 일행과 함께 8일 오후 4시30분 제주공항에서 대한항공 KE1238편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서울로 돌아왔다. 여행 중 몸이 좋지 않아 차에서 홀로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41번 환자는 메르스 격리 대상자가 아니었다. 지난달 27일 비뇨기과 외래 정기검진을 받는 아버지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했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검사받다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피웠고, 진료소를 벗어나 택시를 타고 귀가했었다.

메르스 환자의 확진 판정이 나오고 닷새 뒤에야 제주도 여행 사실을 밝혀낸 데 대해 정부의 역학조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역학조사 당시 이 환자가 9일부터 열이 났다고 얘기해 그 전에는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여행에 같이 갔던 분들에게서 여행 당시에도 기침을 약간 했다는 의견이 나와 예방적 조치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