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원인유전자 규명…뇌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기대

입력 2015-06-18 16:04
충남대 생물과학과 김철희 교수

충남대 생물과학과 김철희 교수팀은 미국 그린우드 유전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간질 등의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뇌 중추신경계에서 신경흥분을 조정하는 것은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 연합신경이다. GABA 연합신경에 관여하는 유전자(ZC4H2)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중추신경계가 지나친 흥분상태(뇌성마비)가 돼 간질 같은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간질은 국내에만 13만여명 환자가 있다. 아직 뚜렷한 치료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간질 및 지적장애 증상을 보이는 X염색체 관련 희귀유전질환인 마일스-카펜터 증후군(MCS)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GABA 연합신경 조절에 관여하는 ‘ZC4H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첨단 유전체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활용해 제브라피시와 생쥐에서 ZC4H2 유전자에 상응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질환동물모델을 개발, 이 유전자의 작용과정을 밝혀냈다.

김철희 교수는 “간질의 근본원인이 GABA 신경전달에 있음을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라며 “신개념 간질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유사한 운동장애인 근위축증과 파킨슨병 연구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유전학 학술지 ‘인간분자유전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