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우려로 14일간 격리됐던 순창 마을, 19일 0시에 풀려

입력 2015-06-18 15:58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 때문에 취해졌던 전북 순창 장덕마을에 대한 격리 조치가 19일 0시를 기해 전면 해제된다.

전북도 방역대책본부는 주민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지난 5일부터 출입을 통제해 온 순창군 장덕마을에 대한 격리 조치를 19일 0시를 기해 해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마을은 주민 상당수가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102명의 주민 모두가 14일간 외부 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격리 기간 중 주민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집 안에만 머물렀다.

다행히 이 기간 추가 감염자는 1명도 나오지 않았다. 한 주민은 “노인이 많아 걱정했는데 무사히 넘어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연중 가장 바쁜 농사철인데도 논밭에 나가보지도 못하며 애를 태워야 했다.

주민들은 또 메르스에 걸려 지난 12일 숨진 할머니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황숙주 순창군수에게 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주민들은 정든 이웃의 장례식에 가보지 못해 미안한 데다, ‘질병을 안고 몰래 내려온 사람’이라는 누명을 쓰고 눈을 감았다며 안쓰러워했다. 할머니는 지난달 퇴원한 뒤 보건당국의 지시를 무시하고 고향에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퇴원 당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마을 주민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가족 수에 따라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순창군도 이 마을을 ‘희망마을’로 지정해 환경을 정비하고 주민 심리치료와 건강검진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순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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