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1915~2000)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화사집’ 특제본이 발굴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미당의 첫 번째 시집인 ‘화사집’의 판본 중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제본을 구입·수집했다고 18일 밝혔다.
화사집의 다른 판본 표지가 황갈색 능화판 하드커버인 것과는 달리 특제본은 표지가 유화 캔버스로, 책등은 비단으로 장식돼 있다. 특히 책등의 서명은 붉은색 실로 수(繡)를 놓아 호화장정의 특별 제작 판본이라고 도서관 측은 설명했다.
1941년 오장환이 남만서고에서 간행한 화사집은 판본이 다양하다. 당시 판본에는 “100부를 한정 발행하되 1~15번은 저자 기증본, 16~50번은 특제본, 51~90번은 병제본, 91~100번은 인행자(발행인) 기증본으로 본서는 그 중 ○번”이라는 식으로 명시하고 각각의 번호를 매겨 놓았다. 이 가운데 특제본은 학계에서 소문만 나돌았으나 실물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1930~40년대에는 화가와 시인들이 분야를 넘나들며 서양문화를 함께 향유했다. 남만서고의 주인 오장환은 김만형 최재덕 등 신진 화가들과 교유하면서 ‘헌사’(80부 한정) ‘와사등’(100부 한정) ‘화사집’(100부 한정)을 예술성이 높은 장정으로 출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미당 서정주 탄생 100주년 맞아 ‘화사집’ 특제본 발굴
입력 2015-06-18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