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고갤 숙이나” 전 의협회장 울분의 페북

입력 2015-06-18 14:40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캡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7일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에 고개 숙인 삼성병원장’ 사진을 “정부가 방역실패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에게 떠넘기는 순간”이라고 평하며 정부 메르스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18일 페이스북에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올리며 “박 대통령이 ‘위험한 기간 동안 삼성병원에 잠시라도 드나들었던 환자나 방문객 명단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며 “옳은 얘기이지만 그 일은 삼성서울병원이 할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고 진작 나서서 했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개 숙인 장면을 “정부가 자신의 방역실패의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에게 떠넘기는 순간”이라며 표현하며 “많은 의사들이 이 기사와 사진을 보고 좌절했다”고 전했다.

또 “삼성서울병원보다 100배 더 무거운 책임을 가진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진을 보니 앞으로도 사과하지 않을 예정인 것 같다.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한 네티즌이 “삼성병원도 잘못이 크다”고 댓글을 남기자 “둘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의 책임의 크기는 민간의료기관의 책임의 크기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런데 정부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삼성병원장을 불러 충고를 하고 계시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라는 답답해하기도 했다.

노 전 회장의 정부 대응 비판 글은 130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관심을 받았다.

송 원장은 17일 충북 오송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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