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린시 ‘개고기 축제’ 둘러싸고 찬반 논란 가열

입력 2015-06-18 10:30 수정 2015-06-18 11:25

중국 광시(廣西)장족(壯族)자치구 위린(玉林)시에서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개고기 축제’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7일(현지시간) 위린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매년 하지에 개고기 축제가 열리지만, 올해는 SNS를 중심으로 전례 없이 대대적인 반대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축제개막 수주일 전부터 트위터에서는 ‘스톱위린2015’라는 주제어에 해시태그(#표시)를 붙이는 반대 캠페인이 한창이다.

페이스북에서도 ‘2015 위린 개고기·고양이고기 축제를 멈추라’는 이름의 그룹에 1만7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또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미국 동물보호단체가 올린 축제 반대 청원에 14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접속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 중국 네티즌들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축제를 지지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슬람 교도인 회족(回族)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만 다른 민족이 반대하지 않는다. 서로 풍습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크리스마스에 칠면조를 먹는 풍습에 반대한다” 등의 비아냥도 내놓았다.

개고기 찬성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년간 웨이보 등에 개설된 개고기 관련 토론방에서는 35만명이 의견을 교환했고, 이를 통해 개고기 소비실태를 알게 된 네티즌 상당수가 동물보호 운동과 개고기 축제 반대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들 운동가는 지난해 위린을 방문해 개고기 축제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저장(浙江) 진화(金華)에서 열렸던 비슷한 종류의 개고기 축제가 금지되기도 했다.

올해는 더 많은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위린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고기 도살업자들도 대응에 나설 전망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위린시는 공공장소에서 개를 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소극적이나마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린에서 개고기 도축업을 하는 리씨는 “우리에게 이 일은 생계수단”이라며 “다른 도시의 개고기 업자들도 힘을 보태기 위해 축제기간 위린에 오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