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느 광주 고등학생의 한 마디’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광주의 페이스북 사용자 박종신씨가 자신의 SNS에 이 학생의 선행을 공개해 화제가 되자 커뮤니티에도 소개됐다.
박씨는 지난 14일 다수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며 학생의 선행을 알렸다.
그는 “오늘 만난 학생~ 광주시민 모범상을 줘야 할 듯”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첨단 우리은행 사거리에 하수구가 막혀서 물바다가 이뤄졌다. 건널 수가 없어서 한 코스 뒤로 갔다 다시 돌아왔다”며 “경찰차가 오기에 처리하러 온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가는 차였다”고 전했다.
도로가 침수돼 건너지 못하고 계속 고민하고 있는 박씨 앞에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한 남학생이 무릎 꿇고 발도 빠져가며 하수구를 찾아 이물질을 걷어내 수차례 오가며 화단 쪽으로 옮겼다. 그러자 물은 거짓말처럼 금세 다 빠지고 도로가 제모양을 드러냈다.
박씨는 “잠깐 내린 비로 하수구가 나뭇잎 등 이물질로 막혀 물이 빠지지 못했다”며 “학생이 위험한 상황에, 지나가는 차량의 물세례를 받으며 맨손으로 이물질을 걷어다가 화단 쪽으로 몇 차례 옮기기를 반복하고 나니 물이 잘 빠지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여러 장의 사진에 담아 올렸다.
그리고 “자랑스런 광주인, 저 학생 칭찬해주고 싶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학생의 선행이 화제가 되자 여러 매체에서 수소문 끝에 학생을 찾아 보도했다.
그 주인공은 광주광역시 수완고 3학년 구경태 군이었다.
오후 5시쯤 학원으로 가던 구군은 광주 광산구 월계동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집중호우로 도로 하수구가 막혀 큰 물웅덩이가 생기자 맨손으로 구정물을 휘저으며 이물질을 걷어냈다는 내용이다.
구군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돼 많이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실행에 옮겼으면 좋겠다”란 말을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박씨의 페이스북에서 구군의 선행이 소개된 게시글은 18일 현재 4만3885개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댓글에 “이런 청년이 있어서 우리의 미래가 밝아지겠죠” “그대가 있어 세상이 따뜻합니다” “멋진 학생이네요.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흐뭇해 했다.
박종신씨 페이스북 캡처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