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 학력자 10명 중 3명, 학력 낮춰 입사 지원

입력 2015-06-18 09:20
‘스펙 만사형통’ 시대이지만 스스로 스펙을 줄여서 구직에 나선 이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대학 이상 졸업 구직자 3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8%가 본인의 학력보다 낮은 조건의 채용에 입사 지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대학원 이상 32.9%, 4년제 대학 30.1%, 전문대학 26.6% 순이었다. 또 이들 중 41.2%는 입사지원 시 학력을 숨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본인 학력보다 낮은 곳에 입사 지원한 이유로는 ‘취업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45.1%·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빨리 취업하고 싶어서’(40.6%)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학력 외 다른 스펙이 낮아서’(26.7%), ‘지원할 공고가 별로 없어서’(26.7%), ‘학력에 맞추면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23.6%)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절반 이상(53.7%)은 학력을 낮추고도 서류통과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답했다.

학력을 낮춰 취업은 성공했어도 입사 후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 합격 경험이 있는 응답자(548명) 중 68.6%가 회사생활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연봉이 너무 낮아서’(61.2%·복수응답), ‘단순 업무를 하고 있어서’(40.4%),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39.9%), ‘배운 지식을 활용하지 못해 아까워서’(32.4%) 등을 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우리 사회의 학력 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