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삼성병원장 ‘질책’ 오송 보건연구원으로 호출해 “메르스 종식 책임지고 해주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충북 오송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을 만나 메르스 확산에 책임 있게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로 지목된 곳이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 비상 실험실을 둘러본 뒤 보건연구원장실에서 송 원장을 만났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이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갑자기 오시느라고 연일 수고가 많으시다”라고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온 말은 질책에 가까웠다. “전부 좀 투명하게 공개됐으면 한다”, “더 확실하게 방역이 되도록 해주시기 바란다”, “메르스 종식으로 들어가도록 책임지고 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을 마치고 보건연구원장실을 나가려다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보수적으로 하실 필요가 있다. 잘해 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주문했다. 이에 송 원장은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송 원장은 청와대 호출을 받고 보건연구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병원 책임자를 현장으로 부른 것 자체가 질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