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박영수(63) 변호사가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은 한 건설업체 대표 이모(64)씨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박 변호사는 흉기에 목 부분을 찔렸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6일 자정쯤 서초구 반포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앞에서 박 변호사가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사람이 신고해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날 오전 4시쯤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전날 밤 자신을 찾아 온 이씨와 사건 관련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이씨가 준비해간 공업용 커터칼을 휘둘렀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목 부분에 길이 13㎝가량의 상처를 입었다. 박 변호사는 강남의 한 대형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다. 다행이 동맥을 다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고 횡설수설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를 운영했던 이씨는 ‘슬롯머신 대부’로 유명한 정덕진씨와 금전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지난 2009년 정씨로부터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씨는 2009년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정씨와 합의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이씨는 자신의 공판에 출석한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며 정씨를 고소했지만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때 정씨 측 대리인이 박 변호사였다.
박 변호사는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냈다. 참여정부에서 대검 중수부장을 맡았던 수사통으로 2009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전 대검 중수부장 박영수 변호사, 피습당해
입력 2015-06-17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