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개장한 무안국제공항면세점은 전체면적이 110㎡에 불과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호남 유일의 면세점이다.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잡화 브랜드 MCM을 비롯해 후, 오휘,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두루 갖추고 있다. 지방 면세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코치, 에트로 등 수입 잡화 브랜드도 매장 한편에 위치하고 있다.
이날 매장을 찾은 중국인 유학생 자오완리(21)씨는 “방학 때마다 이곳을 이용하는데 중국인들이 선호할 만한 브랜드가 많이 추가되는 등 상품 구성이 매우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무안국제공항면세점을 운영하는 국민산업은 지난 4월 면세사업 특허를 받은 지역 중견 건설업체로 면세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면세사업은 물론 유통업 경험도 없어 브랜드를 유치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국민산업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양사는 지난달 13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곧바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사업부 소속 직원 등이 현지에 상주하면서 면세점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전에는 유치하기 힘들었던 국산 및 수입 브랜드를 유치하고 상품 구성·진열, 서비스, 보세화물관리, 회계 등 면세점 운영 전반에 대해 조언했다. 원화와 달러로만 가능했던 결제 방식에 중국 은행연합회카드(은련카드)를 추가한 것도 한화 측의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손세현 국민산업 대표는 “면세사업 경험이 없는 저희 같은 업체가 상품구성을 하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리지만 한화 측의 도움으로 준비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며 “한화 측은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을 토대로 상품 구성 및 운영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국제공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영향으로 최근 운항 편수가 줄긴 했지만 매년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제선 출·도착 여객 수는 9만8669명으로 지난해(5만3844명)에 비해 83% 증가했다. 국민산업은 향후 면세점 면적을 200㎡로 넓히고, 연간 매출도 이전 사업자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35억~4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는 운영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등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같은 해 11월 제주 세관에서 실시한 수출입물류업체 법규수행능력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무안국제공항면세점 사례 같은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 모델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 시 1개 층 전체를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로 구성하고 15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도 2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당사 협력 프로그램을 아무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중소·중견기업 면세사업자에 협력 프로그램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안=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대기업 멘토링으로 거듭난 무안 면세점
입력 2015-06-17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