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신경숙 해명에 “치욕스러워… 작품 다시 읽어달라”

입력 2015-06-17 18:23

소설가 이응준(45)이 표절논란에 휩싸인 소설가 신경숙(52)과 해당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측 해명에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럽다”고 말했다.

이응준은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신경숙과 창비의 성명서에 나, 이응준의 대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다. 그 글에 대한 신경숙과 창비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서는 한국문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독자 분들께서 추상같은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이어 “다만, 한 사람의 문인으로서 제 모국어의 독자 분들께 이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며 “마지막 부탁이다.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을 다시 한 번 더 깊이 읽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모든 질문과 대답은 이미 작품 안에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이응준은 전날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을 통해 신씨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1996년 창작과비평사)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1983년 주우세계문학전집 제20권)에 실린 단편 ‘우국’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창비는 신경숙이 보내온 이메일을 공개하며, 두 작품의 유사성은 전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신경숙 역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게는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