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하는 노동시장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1단계 과제로 하청업체(하도급업체)의 근로조건 개선에 기여한 원청 대기업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원·하청기업 간 양극화 해소 방안을 내걸었다. 노·사·정 대타협 실패 이후 지지부진한 노동시장 개혁 논의의 불씨를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살려보려는 취지다. 그러나 1단계 개혁의 또 다른 축인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대한 노동계 반발은 여전히 극심해 실질적인 ‘상생’ 개혁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원청 대기업이 하청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상생협력기금에 출연하면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하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청기업과의 공동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해 하청기업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경우에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원·하청업체의 상생을 통해 하청업체, 즉 중소기업의 근로조건을 높여 청년 일자리 해결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취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장이 개혁돼야 기업·세대·고용형태 간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다”면서 “노사정 기본합의와 논의결과를 토대로 노동시장 개혁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반발해온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도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미래세대인 청년과 기성세대인 중·장년이 함께 일하기 위한 ‘세대 간 상생고용’에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를 위해 316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토록 할 방침이다. 2016~2017년 총 6700명의 신규채용을 목표로 각 기관이 임금피크제를 설계토록 해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민간기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30대 기업과 중점관리 대상 사업장(551개소)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도키로 했다. 다만 갈등의 핵심 요인이었던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가이드라인(노사 합의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는 노동계와 추가적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정부 주도 개혁 추진에 대한 노동계 반발은 거세다. 노·사 임단협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에 정부가 임금피크제 확산 등의 방침을 발표한 것부터가 ‘일방통행’이라는 비판이다. 2차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은 오는 27일에는 정부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반대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오는 30일까지 총투표를 거쳐 7월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하청근로자 지원한 원청에 세금 감면 등 정부 노동개혁… 노동계 ‘상생 아닌 일방’ 반발
입력 2015-06-17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