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0여개의 슛으로 만들어낸 기적.’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67승 15패를 기록했다. 승률 0.817로 서부컨퍼런스는 물론 NBA 30개 구단 중 단연 1위였다. 8900여개는 골든스테이트가 올 시즌 쏜 슛 숫자다. 뉴욕타임즈는 17일(한국시간)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가 팬들을 눈부시게 만들었고 상대를 압도했다”고 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05대 97로 꺾으며 1975년 이후 40년 만에 왕좌에 올랐다.
골든스테이트가 플레이오프에 올랐을 때만 해도 챔프전 우승까지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큰 경기에선 외곽슛과 속공에 의존하는 팀이 높이와 수비를 앞세우는 팀에 밀린다는 게 일반적인 농구 상식이기 때문이다.
‘스몰볼’을 구사하는 골든스테이트가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안드레 이궈달라도, 정규시즌 MVP 스테판 커리도 아니었다. 팀 골든스테이트였다.
커리는 클레이 톰슨과 짝을 이뤄 3점슛과 속공을 선보였다. 좋은 공격 뒤에는 좋은 수비도 있었다. 이궈달라와 드레이먼드 그린을 주축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수비 조직력은 상대 높이를 제압했다. 이 방법은 르브론 제임스에 의존하는 클리블랜드를 적절히 흔들었다.
적지에서 가진 6차전도 지난 경기와 똑같았다. 커리는 1쿼터부터 9득점을 넣으며 득점포를 날렸고 이궈달라는 속공과 3점슛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45-43으로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3쿼터 시작과 함께 클리블랜드가 티모페이 모즈고프, 트리스탄 톰프슨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진 클리블랜드가 실책을 남발하는 사이 골든스테이트는 이궈달라, 션 리빙스턴, 페수스 이질리까지 고르게 득점포를 가동해 점수 차를 벌렸다.
클리블랜드도 포기하진 않았다. 4쿼터 제임스의 속공 덩크슛으로 68-75까지 추격했고 두 팀의 난타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쌍포’ 커리와 톰슨의 잇단 외곽포로 결국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와 이궈달라가 나란히 25점씩 넣었고 그린은 16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골든스테이트 지휘봉을 잡은 스티브 커 감독은 부임 첫해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챔프전 MVP는 커리도, 제임스도 아닌 식스맨 이궈달라였다. 이궈달라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 한 번도 선발로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커 감독은 팀이 1승 2패로 뒤진 4차전에 이궈달라를 선발로 내보냈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4차전에서 이궈달라는 3점슛 4개 등 22점을 넣고 리바운드를 8개나 걷어 올렸다. 수비에서도 제임스를 20점으로 묶었다. 5, 6차전에도 이궈달라는 선발로 나섰다.
팀은 패했지만 제임스는 슈퍼스타임을 입증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5차전에서 두 차례나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6차전에서도 18리바운드를 비롯해 32득점 9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NBA 골든스테이트,40년만에 챔프 우승컵을 들어올리다
입력 2015-06-17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