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A씨(28)는 대학교 졸업 앨범 촬영을 앞두고 모발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다니며 상담을 받고 있다. 이제 겨우 28살이지만 탈모 때문에 취업 면접에서 불이익을 겪고 싶지 않아서다. 탈모가 시작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최근 A씨처럼 20대 젊은이들이 탈모 때문에 때 이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09~2013년까지 탈모증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3.9%로 나타났다. 학업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영양불균형 등으로 탈모가 사춘기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뽑혔다.
더블랙모발이식센터 신동필(사진) 원장은 “20~30대 내원 환자 중 초기탈모의 경우에는 먹거나 바르는 약물치료나 메조테라피, PRP등을 사용한다”며 “하지만 이미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진행된 탈모에는 모발이식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도 모발이식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초기 탈모는 약물 치료만으로 효과적=탈모는 증상이 시작되면 계속해서 심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그 효과가 더 좋다. 탈모가 진행되는 초기에는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서 승인을 받은 약물은 단 두 약물뿐이다. 이 중 먹는 탈모치료제는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임상 연구를 통해 남성형 탈모의 치료에서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바르는 약의 경우 두피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 탈모 증상 개선을 돕는다.
◇후두부 모낭을 이식하는 모발이식=모발이식수술은 탈모에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의 건강한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건강한 모낭이 안착하면서 모발이 다시 자라도록 하는 방법인데, 한번 이식 받은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발이식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후두부의 두피를 절개해 채취한 모낭을 이식하는 스트립방식(FUSS)과 모낭을 하나씩 채취하여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펀치방식(FUE)이 있다. 스트립방식은 방법이 간편하지만 회복시간이 길며 흉터가 남고, 펀치방식은 흉터는 없지만 과정이 어렵고 모발의 생착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어느 방법이 절대적으로 더 우수하냐를 따지기 보다는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발이식을 받으면 탈모약을 끊어도 될까=기존에 탈모약을 복용하다가 모발이식을 받은 경우에 가장 많이 궁금해 하고 오해하는 부분이다. 정답부터 이야기 하면 탈모의 원인 물질인 DHT의 작용을 막기 위해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 효소에 의해 전환된 물질인데, 이것이 모낭을 위축시켜 모발을 가늘게 하고 결국 탈모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후두부에서부터 모발이식을 받은 모낭은 DHT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원래 탈모 부위에 있던 모낭은 DHT의 영향으로 모발이 빠지는 탈모증세가 지속되기 때문에 모발이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탈모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신동필 원장은 “모발이식 수술은 반영구적인 시술로 중기 이상의 탈모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탈모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며 “남성형 탈모는 한번 시작하면 평생 계속되는 진행성 질환인 만큼 수술 받지 않은 부위에 추가적으로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모발이식 하면 탈모 약 안 먹어도 될까?
입력 2015-06-17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