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등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화제를 낳았던 임상수 감독이 새로 들고 온 ‘나의 절친 악당들’은 청춘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직의 말단 인턴과 불법점유 건물에 사는 운전기사, 불법체류자 등 세 청춘은 영화 속 '아저씨들'이 상징하는 기득권층과 대척점에 서 있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이라는 청춘을 향한 환상을 강조한 영화는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도 눈에 힘주지 않고 젊은이들이 세상을 향해 거는 유쾌한 한판 승부로 바라본다면 즐겁게 상영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임 감독은 17일 CGV 왕십리에서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년 아저씨에 대한 복수극"이라며 "영화를 보고 젊은이들의 기백, 반항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류층의 비뚤어진 초상을 날카롭게 그려온 임 감독은 기득권층의 위선이 등장하기는 하나 주인공인 젊은 세대를 통해 이를 파헤치려는 의도가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임 감독은 "'나나 잘하자'는 생각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만들었다"고 강조했으며 특정 설정이나 장면에 담고자 한 메시지에 대한 여러 질문에도 "큰 메시지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영화 장면 장면에는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한 '임상수표 반항'은 살아 있다.
여주인공 고준희는 "처음 액션을 한 것치고는 즐겁고 재미있게 찍었다"며 "나 자신이 나미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많이 느꼈고 관객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아저씨'로 단역 출연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나의 절친 악당들’ 임상수 감독 “중년 아저씨에 대한 복수극” “어깨 힘 빼고 만들었다”
입력 2015-06-17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