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김윤아의 남다른 ‘아이 중심’ 부모론, 누리꾼들 폭풍 공감

입력 2015-06-17 11:40 수정 2015-06-17 11:44
김윤아 페이스북

흔히들 ‘부모가 되어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들 하죠. 그간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 사회는 ‘효’를 중시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 탓에 그동안 ‘부모’의 입장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자우림 밴드의 여성 보컬리스트인 김윤아는 기존의 부모 중심적인 입장과는 다른 자신의 육아관이 들어간 글을 썼는데요. 이 글이 한 네티즌에 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김윤아는 ‘부모가 되어 부모의 마음이 아닌 아이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면서 도리어 ‘내가 겪은 부모들을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로 서론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김윤아는 ‘부모가 아니었다면 아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감사하게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은 부모의 입장에서만 타당한 이야기’라며 기존의 부모 중심적인 자녀 교육관에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김윤아는 ‘어떤 아기도 인간 세상에 태어나기를 원해서 생겨나지 않는다. 인간을 만드는 것은 순전히 부모의 일방적인 욕심이다’라고 말하며 기존과는 다른 자신의 부모에 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윤아는 ‘내가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지 않았더라면 낙원 같은 곳 어디선가 천사들과 아픔도 두려움도 모른 채 머물고 있었을 투명한 영혼’이라고 본인이 생각하는 자녀에 대한 생각을 말하며 ‘그러므로 부모가 된 인간은 아이에게 가능한 최대한의 행복을 선사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나는 새삼 타인의 행복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매 순간 기꺼이 떠안는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처럼 김윤아의 부모론은 ‘부모 덕분에 세상의 빛을 본 자녀는 부모를 극진히 모셔야 한다’는 기존의 ‘효’ 중심적인 가치관과는 전혀 다른데요. 이에 네티즌들은 “키워준 것에 대해 부모님께 감사하다곤 생각했지만 낳아준 것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가 된다는 건 그만큼 막중한 일이기 때문에 아이 낳기가 두렵다” 등의 의견을 말하며 김윤아의 글에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일부 네티즌은 아이를 독립적인 개체로 존중하기보다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일부 부모들의 태도에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부모-자녀 관계는 분명 하늘이 정해준 아름다운 인연입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복종을 강요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겠죠. 메르스 확산의 한 이유가 한국의 ‘효’ 문화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간병인이 돌보는 외국과 달리 가족 중심의 간병이 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란 주장인데요. 점점 가족 해체가 만연해지는 요즘 사회에서 나는 지금 부모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혹은 지금 자녀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윤아 글 전문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