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 민주당 경선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3·버몬트)이 여론조사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독주를 해온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10%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15일 보스턴 서폭대학교가 경선 첫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경합주인 뉴햄프셔 주의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1%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 잠룡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41%였다. 두 사람의 차이가 10%에 그친 셈이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7%,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3%에 불과해 샌더스 의원이 여론조사상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뉴햄프셔주는 2008년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를 간발의 차로 꺾었던 곳이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이달 초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실시된 비공식 예비투표(스트로폴)에서 41%의 지지를 얻어 49%인 클린턴 전 장관을 턱밑까지 추격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도 바이든 부통령과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각각 3%에 그쳤다.
샌더스 의원의 여론조사 돌풍은 아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최근 ‘힐러리 때리기'로 지명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했으나 최근 하원에서 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패스트트랙 연계법안에 대해 자신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 클린턴 전 장관은 찬성인가, 반대인가”라며 입장 표명을 압박하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민주·공화당 잠룡군 가운데 가장 좌파로 꼽힌다. TPP에 반대하고 월스트리트 금융권에 대한 규제강화를 주장하며 노동계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젊었을 때 ‘버몬트 프리맨'이라는 지역신문에 변태적 성관계를 묘사한 ’남자 그리고 여자'라는 에세이를 기고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무명 샌더스 '미 대선 여론조사 돌풍', 힐러리 위협
입력 2015-06-17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