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하나도 안무성~” 마스크 거부한 김무성 대표 비난 봇물

입력 2015-06-17 01:00 수정 2015-06-17 09:2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메르스로 병원 전체가 격리 조치된 양천구 신월동의 메디힐병원을 방문한 모습. 그는 “공기 감염이 되지 않으니 마스크가 필요없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메르스 환자가 다녀갔다는 부산의 한 국밥집을 찾은 모습. 그는 딸과 손자를 데리고 갔다. 김무성 대표 페이스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메르스로 병원 전체가 격리 조치된 양천구 신월동의 메디힐병원을 방문한 모습. 그는 “공기 감염이 되지 않으니 마스크가 필요없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종합병원의 한 의사가 마스크도 없이 연일 메르스 현장을 방문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무작정 국민에게 안심하라며 보호장비 없이 메르스 노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과 식당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경기도 한 종합병원의 A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여의도 성모병원을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김 대표의 최근 행보가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6일 서울의 한 격리 병원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문하면서 “메르스는 공기감염이 안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환자나 격리자를 만난다면 마스크를 써야 겠지만 아니라면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A 교수는 “관계자들의 마스크 착용 권유도 거부하고 병원을 활보하는 그의 모습은 메르스가 자신에게는 덤비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이라며 김 대표가 지난 10일 큰딸과 손주 2명을 데리고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부산의 한 식당에서 국밥을 먹는 사진을 올린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김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싶었겠지만 지금 메르스 노출 지역을 그렇게 개인적 보호 장비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떼로 몰려다니거나 나이 어린 손주들과 함께 방문하는 모습은 메르스를 제대로 이해 못 해서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메르스 공포를 줄이자며 ‘중동 낙타 독감’이나 ‘신종변형감기’ 등으로 메르스를 부르자는 정치인 제안도 이 질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으며 “‘메르스 감기’나 ‘메르스 독감’이라는 표현보다 오히려 ‘메르스 폐렴’이라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메르스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의사로서 이런 글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 “메르스를 감기나 독감과 같은 단순한 상기도 감염으로 여기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노인에게서만 위험한 질환으로 이해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아 메르스에 무지한 의사가 이렇게 어쭙잖게 글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A 교수는 “정치인들도 어떤 과학적 근거 없이 무작정 국민에게 안심하라고 보호장비 없이 떼 지어 (심지어 아기까지 데리고) 메르스 노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며 “오히려 지도층부터 스스로 감염원이 되지 않도록 자제하며 보건 위생적인 자세를 취해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글은 A 교수가 글 처음에 쓴 문구인 ‘메르스에 무지한 의사가 우리들의 메르스 무지에 대해’나 ‘메르스에 대한 한 의사의 생각’ 등의 제목으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A 교수의 페북에서도 1000건이 넘게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김무성 대표의 최근 메르스 현장 방문을 보고 놀랐는데 나만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였다”며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위험성이 크든 작든 간에 사람이 죽는 병인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발언과 행동은 정치인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단순 독감이라고 치부하고 ‘나는 안 걸린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무서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메르스 안전 수칙에 마스크를 쓰라고 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스크 쓴다고 유난이라고 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 글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견도, 김 대표는 메르스가 전혀 무섭지 않은가 보다는 뜻으로 “김무성, 안무성~”등 우스갯말도 퍼지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