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인 대구의 한 주민센터 직원 A씨(52)가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후 사람이 많은 곳을 무방비로 돌아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누나와 함께 진료를 위해 서울삼성병원에 갔다가 KTX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다. 이후 지난 15일 오한·발열 등 이상증세로 1차 양성판정을 받기 전까지 17일 동안 예식장, 주말농장, 장례식장, 시장, 식당, 목욕탕 등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버스를 타고 전남 순천으로 여행을 갔다 오기도 했다.
A씨는 또 근무 중 관내 경로당 3곳을 방문했으며 노인 130여명과 접촉하기도 했다. 한 사회단체 행사가 열린 호텔에서 밀접·일반 접촉한 사람 수도 148명에 이른다. 지난 8~9일은 직원들과 회식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에 함께 갔던 누나가 지난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격리 전까지 업무를 계속했다. 지난 13일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난 뒤 공중목욕탕을 다녀오기도 했다. A씨는 16일 새벽 2차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대구의료원 음압병상에 격리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 해도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확률이 낮더라도 철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 메르스 공무원, 경로당서 노인 130명 만났다
입력 2015-06-16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