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인 2~3명이 조직폭력배와 연결된 도박조직의 알선으로 동남아 원정도박을 벌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16일 “해외에서 고액의 원정도박을 한 기업인 여러 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알 만 한 인물도 (처벌 대상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선상에는 국내 중견기업 사장 2~3명이 올라있으며, 코스닥 상장사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이미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마카오와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수십억원대 판돈을 걸고 바카라 도박을 했다고 본다. 조직폭력배, 불법 사채업자 등으로 구성된 기업형 도박조직이 원정도박을 총괄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국내외에서 역할을 분담해 원정 도박자들을 모집하고 항공편과 현지 차량, 숙박시설 및 환전 서비스 등을 제공한 뒤 수수료를 떼는 식이다. 도박조직은 기업인들을 현지 호텔 카지노 등의 이른바 ‘정킷(Junket·카지노 업체에 보증금을 걸로 빌린 VIP룸)으로 데려가 도박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15일 마카오 원정도박을 알선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도박장소개설)로 폭력조직 ‘학동파’ 출신 정모(37)씨를 구속기소하고, 공범 김모(38)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또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을 동원해 마카오 도박조직을 운영한 김모(42·별건 수감중)씨도 추가기소했다. 김씨는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사망)씨의 양아들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이들과 연계된 사채업자가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도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검, 국내 기업인 2~3명 조폭 연계된 해외 원정도박 혐의 수사
입력 2015-06-1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