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문가 초청 특강 “4차 감염 발생하지 않을 것”

입력 2015-06-16 18:03

메르스 최초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의료 전문가들이 방한해 한국에선 병원 바깥에서 대량 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메르스 감염의 역학적·임상적 양상과 관리’ 특강에는 자파르 알 타픽 존스홉킨스 아람코 헬스케어 감염내과 전문의, 아나스 아얀 리야드지역 건강 관리담당자, 알리 알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질병관리본부장이 참석했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의학계 인사 50여명이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강의에 나선 알바라크 본부장은 “사우디의 경우 대가족 사회이기 때문에 공동체 감염 사례가 있었지만 메르스는 기본적으로 소독, 치료 과정에서 의료 장비 등을 통해 병원 내부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한국 또한 메르스 발병의 모든 사례가 의료기관에서 일어났다”며 “지역 사회 4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얀 박사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휴지를 사용해 손을 닦고 재채기를 해야 하고 없을 경우 팔 안쪽을 향해 해야 한다”는 에티켓을 소개하면서 “방송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우리는 이것을 멈출 수 있다(We can stop this)’는 내용의 심리적인 교육을 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타픽 전문의는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의 역학적 임상적 특성과 치료 경험, 메르스 환자의 영상의학적 소견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메르스의 확산은 온도·습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여름 한 때 50도까지 기온이 오르고 지역에 따라 습한 사우디의 경우 수천만 km 밖으로 퍼져나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나이 대에서 환자가 발생했고 열, 기침,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우디와 한국의 메르스 치사율을 비교하면서 “사우디의 경우 초반 치사율이 60%였다가 40%로 떨어졌다”며 “메르스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하면서 줄여나간 것인데 한국은 초반부터 관리가 엄격한 편이었기 때문에 10%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스 역학 조사 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엑스레이 상 폐렴 소견이 보이면 계속 관리·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흉부 X선이나 CT 촬영 등 영상의학적인 접근도 필요하고 ‘음성’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란 아직 없다”면서도 “사우디의 발병과 치료 패턴을 통해 한국도 대처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황인호 조효석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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