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검사에서 열이 조금 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자칫 입소도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1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102보충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속에서 입소하려는 장정들과 동반 가족들로 부대 정문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102 보충대는 메르스의 확산 차단을 위해 입소 장정들을 위한 축하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가족들의 부대 내 입장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들을 입소시키는 부모 등은 부대 정문 앞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동반 가족의 배웅 속에 정문을 통과한 장정들은 부대 측에서 제공한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네 차례에 걸친 체온검사를 통과해야 했다.
부대 측은 체온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장정들을 귀가조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열이 나타난 일부 장정들은 동반한 부모에게 '귀가조치될 수 있으니 부대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둘째 아들을 입소시킨 김환섭(54·광주광역시) 씨는 "군대에 보내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고열로 귀가 조치될 수 있다는 말을 전해 들으니 더 마음이 아프다"며 "무더위와 메르스 사태 속에서 낯선 생활을 해야 할 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체온검사를 통과한 장정이라고 해서 곧바로 입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정들은 '최근 중동지역 여행 여부, 주요 위험지역 거주 여부' 등을 묻는 메르스 문진표를 작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소집 장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 102보충대로 입소하는 장정은 모두 1천300여명.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라는 게 부대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전국으로 확산한 메르스 사태는 부대 측과 입영 장정, 동반 가족 모두의 마음을 애태웠다.
다행히 고열 증세를 보인 일부 장정들도 군의관의 정밀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최종 판단을 받아 모두 입소할 수 있었다.
102보충대의 한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속에 여러 가지 검사를 하다 보니 모두가 힘들었다"며 "그러나 이는 입영 장정들의 건강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고열 있으면 입소 안 돼” 메르스 사태 후 첫 입소식
입력 2015-06-16 17:42 수정 2015-06-16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