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잇단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가담에 이어 이번엔 성지순례를 떠났던 일가족이 IS 점령지인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영국이 충격에 빠졌다. 시리아행을 준비하다가 적발되는 사건도 계속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북부의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포드 지역에 살던 30대 세 자매가 3∼15세의 자녀 9명을 데리고 사라졌다면서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큰언니 수그라 다우드(34)는 3~15세인 자녀 다섯명을, 둘째 조흐라(33)와 막내 카디자(30)는 각각 5세와 8세, 5세와 7세 자녀 둘씩을 데리고 지난달 2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이들은 지난 11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돌아오지 않았고, 9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AFP통신은 예비 수사 결과 이들 중 최소 10명이 사우디 메디나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행 중 5세와 8세 어린이는 같은 비행기에 탔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메디나-이스탄불 구간은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입국하는 이들이 이용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다.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성지순례를 가는 줄만 알았던 남편들은 충격에 빠졌다고 가족 측 변호인 발랄 칸 변호사는 전했다. 칸 변호사는 “남겨진 가족들은 무력감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면서 “시리아에 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세 자매의 남자 형제가 시리아에서 IS 전사로 활동하고 있어 그를 만나러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사 측은 덧붙였다.
BBC방송은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추정되는 12명의 가족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영국 웨스트요크셔 경찰이 외교 당국 및 터키 경찰과 함께 사건을 조사 중이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영국인들의 IS 가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이라크 북부 살라후딘주에서 일어난 IS의 연쇄 자살폭탄 공격에는 영국인 소년 ‘아부 유수프 알브리타니’가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은 이 소년이 지난 4월 친구와 함께 터키 여행을 간다며 가출해 IS에 가담한 17세 영국인 소년 탈하 아스말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스말의 부모도 “아부 유수프 알브리타니라고 알려진 테러범은 우리 아들이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2월엔 같은 학급 소녀 3명이 시리아로 건너갔다.
시리아행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올해만 여러 건이다. 지난 3월에는 10대 세 명이 시리아에 가려다 터키에서 붙잡혔고, 이날도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행을 모의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20~30대 남녀 5명이 기소됐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IS에 가담해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을 약 600여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충격에 빠진 영국, 자녀 9명 데리고 시리아로 떠난 세 자매…10대 등 영국인 IS 가담자 끊이지 않아
입력 2015-06-16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