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쇠구슬 발사…잡고 보니 40대 새총카페 회원

입력 2015-06-16 16:32

서울의 아파트를 향해 새총을 쏴 8가구 유리창을 깬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인터넷 ‘새총 카페’에서 활동하는 새총 동호회원이었다. 다른 회원에게 새총을 사고 쇠구슬을 공동구매해 한강공원 등에서 ‘사격연습’을 해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용산구의 한 아파트 8가구 유리창에 지름 8㎜ 쇠구슬을 발사해 약 900만원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및 재물손괴)로 A씨(47)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사무실과 차량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새총 5자루, 고무줄 81개, 쇠구슬 3600여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유리창 파손 형태와 각도를 분석해 발사 장소를 추정했다. 이어 추정된 장소에서 끈으로 나무에 묶여 있는 막걸리 병 등을 발견했다. 사격연습의 표적 흔적을 찾아내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잡혔다.

경찰은 발사장소 주변 72곳의 CCTV를 분석해 범행 당일 A씨가 막걸리 병이 든 검은 봉지를 들고 발사장소로 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막걸리 병에서도 지문이 확인되자 지난 10일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사건 당일 발사장소에서 막걸리 병 등에 사격연습을 한 사실은 있지만 아파트에는 쇠구슬을 쏜 적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격 각도를 볼 때 막걸리 병을 겨냥했던 쇠구슬이 빗나가는 바람에 아파트 쪽을 향하기는 어렵다”며 A씨가 아파트를 조준해 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찰은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현장에 같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새총 카페의 다른 회원 B씨(43·여)는 물론 새총 카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