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중국에서 전격 상영 중단

입력 2015-06-16 15:09 수정 2015-06-16 16:00

중국 영화당국이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進擊の巨人)’의 폭력·선정성을 문제 삼아 상영을 전격 중지시켰다고 AFP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국제영화제 주최 측은 지난 13일 개막한 영화제 기간에 ‘진격의 거인’을 집중 상영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결정을 번복했다.

상하이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상영중지가 지난 8일 중국 문화부에서 ‘일본 만화영화 블랙리스트’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진격의 거인’은 블랙리스트 17위에 올랐다. 중국 당국은 이 영화의 폭력성, 선정성, 공포감이 도덕규범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중국 문화부는 블랙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이들 만화 동영상을 사이트에 올린 중국 최대 온라인 영상 서비스 사이트 여우쿠(優酷), 아이치이(愛奇藝) 등에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중국 매체는 이미 많은 사람이 인터넷에서 이를 내려받아 시청하는 상황이라며 블랙리스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영화에 중국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 없지만 일단의 군대가 거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수립하는 스토리 구상이 중국의 심사에서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진격의 거인은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들이 나타나면서 인류가 멸망 위기에 놓이자 소년들이 훈련병으로 지원해 혹독한 수련을 거듭한 뒤 거인들에게 복수한다는 줄거리다.

이사야마 하지메(諫山創) 원작으로 2009년 9월부터 일본 잡지에 연재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까지 단행본으로 4500만권이 팔렸다.

2014년 6월에는 영화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이 제작됐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올해로 18회를 맞았지만 엄격한 검열 때문에 아시아의 다른 국제영화제에 비해 뒤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진격의 거인’ 외에 다른 일본 영화 7편은 개막전 표가 매진될 정도로 중국 팬들 사이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