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메르스’하고 놀려요… 의료진 자녀 따돌림 고통

입력 2015-06-16 13:35
SBS 뉴스화면 캡처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의료진 부모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감염자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SBS는 15일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자녀들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보도했다. 아이들은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의 의료진이 부모라는 이유로 증세가 없음에도 격리 조치 된 바 있다.

격리가 해제된 후 학교에 돌아왔지만 친구들의 태도는 이전과 달랐다. 막연한 불안감에 말도 걸지 못했고 곁에 다가가는 것조차 꺼렸다. 한 초등학생은 취재진에게 “(부모가 의사니까) 메르스 바이러스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은 메르스 진료 의료진과 자녀의 신상정보를 SNS로 공개하기도 했다. 건양대병원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 A씨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부모가 건양대 병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손을 들고 일어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의 의료진은 “저 집은 메르스 감염자 집이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야! 메르스, 메르스’하면서 놀림당한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박수를 쳐줘도 모자랄 판에 왕따라니” “손들고 일어나라고 시킨 것은 말이 안 된다” “아이들은 환자들을 지켜주는 부모님을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