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하급병사가 비무장지대(DMZ) 내 GP(소초)를 통해 귀순한 사건을 놓고 감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전날 야간에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아침 우리 군 GP 인근까지 접근해 적발된 것으로 드러나자 일각에서 경계감시가 제대로 됐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16일 북한군 병사가 GP 인근으로 접근한 지난 14일 야간의 기상이 짙은 안개가 끼어 열상감시장비(TOD)로도 사물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저녁 8시30분부터 안개가 끼기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는 TOD 작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서 "안개로 10m 앞의 사물도 식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귀순한 GP 전방의 군사분계선(MDL) 인근에는 남대천 지류가 흐르고 있어 안개가 자주 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악기상으로 관측이 제한되는 조건에서 GP 경계병들이 청음작전을 성공한 사례"라며 "GP의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귀순 사건이 발생하자 국방부는 즉각 전비태세검열단을 해당 소초에 급파했다.
전비태세검열단은 GP의 경계태세와 근무방침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귀순 당시 상황을 GP 요원들에게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비태세검열단 관계자는 "GP 근무명령서를 확인했는데 순찰을 제대로 하는 등 근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GP는 언덕 위에 세워진 '마법의 성'과 같아서 북한군이 기습 침투하기도 어려운 지형 조건을 갖췄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GP에 설치된 최신 TOD도 짙은 안개가 끼면 사물이 보이지 않고 수목이 우거지면 투과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근무자들이 더욱 육안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귀순한 북한군이 MDL에서 500m 남쪽의 언덕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5일 아침에 GP까지 이동했기 때문에 GP 감시가 뚫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전선의 GP에서 감시에 허점이 드러나면 곧바로 철책을 경계하는 GOP(일반전초)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좀 더 과학화된 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숙박 귀순에 감시망 뻥뻥 뚫렸다?” 국방부는 짙은 안개 날씨 타령
입력 2015-06-16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