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장 최종 후보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 살펴보니

입력 2015-06-15 22:43
국민일보DB

지난 10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공모절차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을 연 최종후보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이 기자들에게 E메일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최 전 관장은 15일 E메일을 통해 “저나 그 누구가 현재 해당 결정의 번복을 시도하거나 그런 가능성을 찾거나 하지 않으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최근 장관이 해외인사 관장 영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관장은 “이미 공모공고 전에 문체부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안인 것을 알고 있다”고 전제, “(장관의)이번 발언은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면피성 발언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만일 실제로 그렇게 시도하려 한다면 이는 또 다시 장기간 미술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최 전 관장은 이어 “이번 공모 절차 백지화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은 전문기관과 전문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앞으로 발생할 혼돈과 난맥상과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의 정도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한숨지었다.

최 전 관장은 같은 E메일에서 “조직원들이 일은 뒷전에 두고 권력쟁취하기, 줄세우기, 줄서기로 영일이 없는 조직에는 희망이 없다”면서 “최고 지성, 최고 엘리트들의 집단인 국립기관을 그런 복마전으로 만들어 대다수 진정성 있는 구성원들의 선의, 비전, 능력 모두를 무력화시키는 분위기가 만연해 오랫동안 지속되는 데는 전·현직 고위 중간 간부들의 책임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 전 관장은 “최근 수개월간 미술관의 일련의 핵심 규정을 관장 부재 중에 다수 개정해 관장의 권한보다 단장(기획운영단장)의 권한이 사실상 커졌다”며 “관장은 사실상 ‘허수아비’라는 말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고 전했다.

최 전 관장은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임기 초에 제시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우리 미술문화 부문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이제 한 연구자로 돌아가 우리 미술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