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민주 헌법의 초석으로 평가되는 영국 ‘마그나 카르타(대헌장)’가 15일(현지시간)로 제정 800주년을 맞았다.
이날 런던 남부의 탬즈강변 러니미드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마그나 카르타는 “세계를 바꿨다”며 대헌장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피지배자와 지배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도 말했다. 러니미드는 마그나 카르타가 제정된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사람들이 마그나 카르타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이 문서가 정의와 자유를 향한 주장들을 증진하는 데 기여하면서 거의 1000년 동안 세계의 모습을 만든 역사를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도 “오늘날 우리 모두를 위해 법의 보호막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공 등 왕실 인사들이 참여했다. 앞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여한 마그나 카르타 제39조를 새긴 의자 모양의 기념물이 공개된 시간에는 윌리엄 왕세손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의 마그나 카르타 기념비 재헌정도 열렸다. 또한 마그나 카르타 복사본을 싣고 지난 13일 버크셔 카운티를 출발한 왕실 선박 글로리아나 호를 선두로 한 200여척의 보트들이 이날 리니미드에 도착해 대헌장 800주년을 기념하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원본이 보관돼 있는 링컨 대성당과 솔즈베리 대성당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렸다.
영국도서관은 지난 2월 마그나 카르타 4개 원본들을 한데 모아 일반인에 하루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시작된 영국도서관의 마그나 카르타 관련 특별전은 오는 9월까지 이어진다.
한편 마그나 카르타 제정 800주년을 앞두고 영국 역사학자들은 마그나 카르타 필사본들이 왕실 내 인사들이 아니라 교회에서 일하던 필경사들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이는 대헌장 보급에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영국 대헌장 제정 800주년 기념일…영국 도서관서 관련 전시회 9월까지 계속
입력 2015-06-15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