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안보법안 벽에 막히자 하시모토 만나 출구 전략 짜나…정계 은퇴한 하시모토 또 트위터로 떠들어

입력 2015-06-15 21:11 수정 2015-06-15 21:20
연합뉴스제공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법의 제·개정을 추진하다 여론의 반발에 직면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우익 성향의 야당 정치인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을 만나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4일 오후 도쿄 도심의 한 호텔에서 유신당의 최고 고문인 하시모토 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아베 총리의 복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하시모토 시장과 정치적 보조를 맞춰 온 마쓰이 이치로 유신당 고문 겸 오사카부 지사가 동석했다. 양측은 식사를 겸해 약 3시간에 걸쳐 회동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안보관련 법안에 대한 유신당의 협력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회동 다음날인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는 요시다 독트린(요시다 시게루가 총리 시절 정착시킨 경무장·경제중시 노선)으로 이상하리만치 경무장이었다”면서 “조금 제대로 되는 정도”라며 아베 총리의 안보 관련 법안에 지지를 표했다.

하시모토는 또 제1야당인 민주당을 겨냥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민주당이라는 정당은 일본에 좋지 않다. (유신당은) 민주당과 결정적으로 다르다”면서 “유신당은 민주당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시와 오사카부를 오사카도(都)로 재편하는 구상을 추진하다 주민투표에서 반대가 더 많이 나오자 올해 말 임기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그간 오사카도를 만들면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사이에서 생기는 이중 행정의 폐해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며 하시모토 시장의 구상을 지지해왔다. 이는 장차 추진할 헌법 개정에 그가 협력해주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돼왔다.

이날 회동도 하시모토 시장이 비록 정계 은퇴를 발표했지만 최근까지 유신당 대표를 지내는 등 당에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어떤 형태로 든 그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제2야당인 유신당은 현재 최장 3년으로 돼 있는 노동자의 파견 기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노동자파견법 개정안에 관해서 최근 제1야당인 민주당 및 생활당과의 합의를 깨고 여당에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사카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여당과 손을 잡았으며 이는 아베 정권과 유신당의 실세인 하시모토 시장을 이어주는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