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예술센터 개관지연 장애계 분통

입력 2015-06-15 17:27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개관이 늦어지면서 장애인 예술가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5일 장애인 단체에 따르면 서울 동숭동 소재 옛 예총회관을 리모델링해 추진한 국내 최초의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이하 센터)가 지난 4월 문을 열기로 했으나 이날 현재까지도 가동을 못한 채 텅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계획은 장애인의 달인 지난 4월 준공이 목표였으나 지금은 7월말로 연기되고 개관일은 9월 이후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 예술가들은 “지금 당장 들어올 수 있는데 왜 비워두는지 모르겠다”며 “센터를 비워둬도 전기세, 수도세, 청소용역비 등 관리비용은 지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것이야말로 심각한 국고 낭비 사례”라고 질타했다.

센터 개관이 늦어져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센터 건립 이유가 된 장애예술인들이다.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씨는 “센터가 4월에 개관된다고 해 공연 장소를 센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개관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불안하다”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공연인데 사업 수행이 난관에 부딪혔다”고 한숨을 지었다.

전시회 준비를 하는 장애미술인들은 그 수가 더 많기 때문에 관련 단체인 한국장애인미술협회에도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직까지 센터 위탁을 담당할 기관장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자로 거론된 일부 인사에 대해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회장 김남연)에서 반대를 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장애인 부모들이 장관 면담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했을 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아 데리고 갔던 지적장애아를 경비원이 질질 끌어낸 사건이 발생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방귀희 솟대문학 대표는 “센터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하는 박근혜정부의 장애인을 위한 가장 큰 업적으로 센터 개관은 450만 장애인들에게 박수를 받을 일이었다”면서도 “센터장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장애인들이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태는 바로 잡아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방 대표는 이어 “정부에서 만들지 못한 센터 예산을 국회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만들어놨더니 정부가 인사파행으로 장애인예술가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비상식적인 태도 때문에 공약을 지킨 대통령의 좋은 뜻이 희석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