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한국 효도 문화 간접 영향

입력 2015-06-15 17:22
국민일보DB

중국의 한국 전문가가 한국의 효도 문화가 메르스 확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잔더빈(詹德斌) 상하이대외무역학원 교수는 15일 중국 화상보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스는 병원에서 주로 확산됐고 환자 중에 가족들 문병을 갔다가 감염된 경우가 많다”면서 “예로부터 유교 전통 사상의 영향으로 효도를 매우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집안에서 어른이 병이 나면 가족과 친지들이 문병을 가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실에 공교롭게 메르스 환자가 있다면 모든 문병자들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며 문병한 사람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잔 교수는 하지만 메르스 확산은 근본적으로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원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관련 경험이 없어 주도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조기 예보경보도 미흡했다”고 말했다. 특히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과소평가해 초기에 격리조치 등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국 사람들의 예방의식 문제도 지적했다. 잔 교수는 “서울의 지인에게 연락했더니 마스크를 쓰고 백화점이나 극장도 안 간다고 하던데 부산의 친구는 마스크도 안 쓰고 평상시처럼 행동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