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앞둔 아들이 아버지께 부치는 편지…“밀가루 범벅인 아버지 손 잡지 못해”

입력 2015-06-15 15:47 수정 2015-06-15 15:49
대한민국 공군 블로그 '공감'

제대를 앞둔 아들이 만두가게를 하는 아버지께 깜짝 영상 편지를 보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공군은 유튜브에 제대를 앞두고 스토리 오브 공군 사연 주인공이 된 1여단 방공포대 사통중대 소속 김민준 병장이 ‘아버지 당신께 부치는 편지’란 제목의 깜짝 이벤트 영상을 공개했다.

아버지는 촬영을 빌미로 만두가게에서 인터뷰를 하며 "일이 바빠 어렸을 때 아들과 많이 놀러 다니지 못해 늘 미안했다"며 "그래도 아들이 착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아버지께 촬영분을 보여준다는 핑계로 김 병장이 미리 준비한 영상 편지를 튼다.

영상 편지에서 김 병장은 “글을 쓰려니 왜 이렇게 아버지의 고된 모습들이 떠오르는 걸까요”라며 “카센터에서 기름 범벅이 되어 일하시던 아버지, 축제 속 먹거리를 판매하시던 아버지 등 여러 고된 모습이 생각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머릿속 가장 지독하게 서려 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초등학교 다닐 때 옷에 밀가루 범벅이 된 모습이다”라며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부끄러워) 집에 가던 길에 떨어져 걸은 것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김 병장은 “문득 그때가 떠오르면 왜 아버지 손을 잡고 나란히 발맞춰 걷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에 제 눈시울이 가끔씩 벌겋게 달아오르곤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 병장은 아버지가 일하는 곳이 어디든 그곳은 제게 가장 멋있어 보이는 일터이고 제가 이 세상 그누구를 데려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아버지라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아들의 영상 편지에 아무 말도 없이 눈물을 감추던 아버지는 인형 탈을 쓰고 깜짝 등장한 아들을 보고 꼭 껴안으며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 병장도 “아버지 사랑합니다”며 우렁차게 외치고 아버지 품에 와락 안겼다.

부자의 뜨거운 포옹은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한편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