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서부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전선으로 출현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서부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 해변에서 불과 400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유럽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IS가 난민을 가장해 유럽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현재 리비아는 두 세력에 의해 나눠진 상태다.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계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리비아 여명)가 서부 트리폴리에 정부와 제헌 의회를 수립했다. 파즈르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할 때 활약했던 서부 출신 시민군들과 트리폴리의 이슬람계가 주축이 된 세력이다. 이에 비이슬람계가 주축을 이루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과도정부는 동부 토브루크로 피신해 별도의 정부와 의회를 세웠다.
이 가운데 리비아 여명 무장대원들과 민병대는 3개월여에 걸친 전투 끝에 지난주 지중해 항구도시 시르테를 IS에 내주고 서쪽으로 60마일 떨어진 아부 그레인으로 퇴각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서방이 IS 움직임과 관련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사실 가장 불안한 국가는 리비아라며 특히 IS에 유럽에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입지를 제공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IS는 리비아 내 두 세력이 상대 측과의 전선에 몰두하는 틈을 비집고 세력을 넓히고 있다.
IS가 시르테를 겨냥한 것은 항구도시이자 근처에 유전이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지만 카다피의 고향이라는 점도 계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에서 과거 후세인 정권에 충성했던 장교들이 IS 형성에 주축이 됐듯, 카다피에 충성했던 일부 장교들이 IS와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리비아에서도 득세하는 IS, 유럽 코앞
입력 2015-06-15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