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로 복귀한 박인비(27·KB긍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기록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박인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컨트리클럽(파73·6670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에서 사흘 연속 노보기 행진을 펼치며 버디 5개를 잡아냈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동반플레이를 한 김세영(22·미래에셋)을 5타차로 따돌리고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52만5000 달러(약 5억9000만원).
메이저 대회 3연패는 그동안 LPGA 투어에서 단 2명만이 작성한 대기록이다. 패티 버그(미국)가 1937∼1939년 당시 메이저 대회였던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고, 이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3년∼2005년 LPGA 챔피언십을 3연패했다. 박인비로서는 10년 만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자신의 15승 가운데 6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박인비는 박세리(5승)를 넘어선 한국선수 최다 메이저 우승기록도 세웠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리디아 고(18·뉴질랜드)를 2위로 끌어내리고 4개월여 만에 다시 세계랭킹 1위로 복귀했다. 이번 시즌 가장 먼저 3승을 올리면서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평균타수에서도 1위도 굳게 지켰다.
박인비는 “어떤 말로 기쁨을 표현할지 모르겠다”면서 “메이저 대회 3연패를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3일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한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발했다.
이어 “(김)세영이와 챔피언조에서 치른 두 번이 기억이 안좋아 불안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다가오는 브리티시여자 오픈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세영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챔피언조에서 김세영과 양보없는 접전을 펼쳤다.특히 김세영은 지난 4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샷 이글로 박인비를 꺾고 우승했다.
1타차로 추격하던 김세영이 9번홀(파5)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승부는 박인비쪽으로 결정적으로 기울었다. 버디가 예상된 이 홀에서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5m를 남기고 무려 네차례나 퍼트를 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이 홀에서 박인비는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김세영과의 격차가 4타로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판났다.
하지만 김세영은 신인왕 포인트 1위, 상금랭킹 2위에 오르며 박인비의 대를 이을 차세대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을 확실히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박인비 메이저 3연패 대기록… 세계 1위 복귀
입력 2015-06-15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