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가 심각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30~40대 젊은 환자가 늘고 있고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데도 위독하거나 숨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 환자가 위험하다고 했던 보건당국의 발표를 의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14일 추가 확진자 7명 중 30~40대는 4명이나 된다. 이 사람들은 모두 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141번 환자(4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외래를 찾은 환자를 동행한 보호자였다. 142번 환자(31)도 이 병원에 병문안을 왔다가 메르스에 걸렸다. 143번 환자(31)는 지난달 대전 대청병원에 파견근무를 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45번 환자(37)는 지난 5일과 6일 76번 환자(75·여)를 이송했던 민간 구급차의 응급대원이다.
메르스 환자 145명 중 50대는 31명(21.4%)인데 40대가 26명(19.9%), 30대가 19명(13.1%)이나 된다. 40대는 70대 24명(16.6%) 보다 많다.
기저질환이 없는데도 사망하거나 위독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의 첫 번째 메르스 사망자인 81번 환자는 62세로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친척의 병문안을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친척이 입원한 병실에는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가 있었다.
81번 환자는 평소 간 기능이 좋지 않았을 뿐 별다른 지병이 없었다. 앞서 14명의 사망자들은 대부분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암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일부는 말기 위암 환자였다. 하지만 별다른 질환이 없고 비교적 젊은 환자가 숨진 것이다.
메르스 의사인 35번 환자(38)와 평택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119번 환자(35)도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 두 환자는 모두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체외혈액순환기)를 부착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 때문에 메르스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제 누가 아프거나 돌아가셔도 응급실도 못가고 장례식장도 찾아가지 못하게 됐다” “건강하던 젊은 사람들마저 숨지게 되면 진짜 공포를 넘어 메르스 패닉으로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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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07:27 수정 2015-06-15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