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 놓고 또 계파 갈등...문재인, 사실상 내정에 비노 반발

입력 2015-06-15 00:29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4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범주류'로 분류되는 3선의 최재성 의원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지도부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막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비주류 진영에서는 이후 당의 쇄신 방향이나 내년 총선 공천권을 좌우할 사무총장직에 문 대표가 편파적 인사를 앉히려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자칫 이 문제로 내분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심야까지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직인선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관심이 쏠린 사무총장 자리에는 문 대표가 최 의원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참석자 일부가 격하게 반발하면서 끝내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었던 만큼 회의는 3시간 30분이나 계속됐으며, 격론이 오가면서 중간중간 큰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초 계획대로 15일 당직인선을 발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논의를 못 끝냈다"고 했으며, 이종걸 원내대표도 "내일 인선을 발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가 최 의원의 인선을 계속 관철시키려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주류이긴 하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친노계'가 아닌데다, 총선불출마를 선언한 적도 있는만큼 혁신을 추진하는 지금의 당 상황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전략홍보본부장으로는 비노계로 분류되는 안규백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강기정 정책위의장이나 김현미 비서실장의 경우에는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노진영에서는 '핵심'인 사무총장을 범주류 인사가 차지한다는 것만으로도 '계파 챙기기'로 볼 수 있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비노진영의 한 관계자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노계는 최 의원을 지원했다"며 "다시 최 의원의 인선을 밀어붙인다면 완전히 비주류를 향해 선전포고를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총선 당시에도 한명숙 대표 체제 아래서 사무총장과 전략홍보본부장을 '범주류'가 차지하면서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둘렀다. 내년 총선도 그 때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당 안팎에서는 '탕평'이 강조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인선이 이처럼 꼬이면서,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최근 닻을 올린 혁신위 인선을 두고도 '친노편향' 논란이 불거졌던데다, 친노계인 김경협 의원이 트위터에서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의 세작"이라고 글을 남기며 양측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비노진영 일각에서는 잠잠했던 신당론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어서, 자칫 재보선 패배 직후의 극심한 내홍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