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전국이 공포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정부 관련 부처는 메르스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하고 있을까요. 국민의 여론은 아니다에 더 힘이 실려 있습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기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한 가장이 메르스로 의심되는 처제의 사연을 올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글쓴이 A씨의 처제는 3일 전부터 열이 나고 몸이 안 좋아 안산 소재지 병원을 갔습니다.
1차 내원했을 땐 심한 열감기란 말만 듣고 약 처방 후 귀가했습니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고 이날 새벽에는 상태가 더욱 악화됐습니다.
증상은 호흡곤란, 구토, 설사, 열 더 올라감,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더 악화됐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다시 응급실로 향했고 그때도 똑같은 처방에 약 먹어보고 월요일에 다시 오라는 말만 듣고 귀가했습니다.
병원에 다녀온 후에도 호전되지 않고 더욱 힘들어지자 관할 보건소에 전화를 해 사비로라도 검사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불가하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14일내 중동지역을 다녀온 사람, 확진 환자랑 접촉, 확진병원 방문 이 3가지에 해당이 안되기 때문에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그래서 나중에 검사 안 해주고 잘못 되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병원 가서 진료를 받으라는 뻔한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의사도 진료하고 메르스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가 해줄 방법이 없다”며 “국가가 정한 방침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 핫라인에 전화연결을 해봤으나 역시 똑같은 대답만이 돌아왔습니다.
A씨의 처제는 현재까지 대학병원만 3번째 다녀왔다고 합니다.
만약 처제가 환자라면 병원을 다니면서 접촉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A씨는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전화하라고 하는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한편으론 아내와 처제에게 아무 힘이 돼줄 수 없어 미안해할 뿐입니다.
동생과 단 둘이 자란 아내는 처제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데 이런 상황에 처하자 울기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정이 될 거라던 정부의 예측과 달리 매일 새로운 환자와 사망자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경기 고양시에서도 열이 38.5도까지 올라간 30대 남성 B씨가 대형병원을 찾았으나 메르스 판정 키트가 없다는 이유로 내과의원에서 단순 열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튿날 열은 조금 내렸으나 설사를 해 보건소에 전화문의를 해봤으나 키트가 없다는 말을 하며 병원에 가라는 말만 했다고 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건소에 연락하면 보건소에서 나와 조사 후 적절한 조치를 한다고 했으나 실제는 너무 달랐습니다.
B씨는 보건복지부 핫라인에 수십번 전화를 걸었으나 한번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B씨는 일주일 가까이 정확한 검사도 받지 못한 채 두려움 속에 홀로 집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정부가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 현실에서의 대처가 어떠한지 절실히 보여주는 한 사례인듯 합니다. 작년 세월호랑 닮아도 너무 닮은…. 처제분도 부디 단순 감기이길 바라봅니다" "목숨 갖고 장난치나 이 정부는?” “일단 검사하고 봐야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받을 수 있단 게 참 어이없네요” “저따위로 관리 하니 자꾸 뚫리지. 경우의 수 하나라도 의심하고 경계해도 모자랄 판에”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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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은 메르스같은데 조건 충족 안돼 메르스 아니다?…조건이 뭔데
입력 2015-06-14 15:50 수정 2015-06-14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