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유럽 3개국 방문에서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공식 대선출마 전이라 현안에 말을 아꼈지만,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는 광범위한 질문과 공부 내용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배석했던 독일 폴란드 에스토니아 외교부 관리들이 전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은 부시 전 주지사를 45분 간 만난 뒤 중동 그리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호기심의 깊이에 놀랐다고 말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폴란드 정부로부터는 이웃국인 우크라이나의 경제개혁에 관한 보고를 듣자 퇴직연령을 물어 60세라는 답변을 들었다. 폴란드 측 배석자는 “정말 빠르다. 그게 바로 우크라이나의 현안”이라고 감탄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봉기했다가 살해된 20만명의 폴란드 시민을 추념하는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을 들렀을 때에는 1시간가량 머물며 과거 독일·소련의 점령기, 폴란드의 유럽 내 입지에 관한 질문을 했다. 박물관장은 “그가 배우고 싶어하는 게 분명했다”고 말했다.
NYT는 부시 전 주지사는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는 결여됐던 백과사전적 지식과 진지한 호기심으로 ‘다른 부류의 부시’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고 전했다.
NYT는 “이것이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적 전략만은 아니다”라면서 “형제가 기질, 관심사, 준비도 면에서 얼마나 다른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과거 부시 전 대통령은 그리스인을 ‘Greeks’가 아닌 ‘Grecians’로 잘못 칭하거나, 인도 대통령의 이름을 잘못 부르거나,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를 혼동하는 등 여러 실수를 저질러 엉터리 어법을 지칭하는 ‘부시즘(Bushism)’이란 신조어까지 낳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7년 5월 백악관에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 환영만찬을 주재하면서 “여왕께서는 과거 10명의 미국 대통령과 식사를 하셨고 1700년대, 미국의 독립선언 200주년 기념 축하에도 도움을 주셨다”고 언급해 여왕이 마치 200년 이상 산 것처럼 들리게 했다.
실제 미국 독립선언 200주년은 1976년이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달라도 너무 다르네’ 부시 형제 - 젭 부시 유럽방문서 '폭풍 질문'으로 높은 평가
입력 2015-06-14 14:52 수정 2015-06-14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