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4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를 찾았다.
4·29 재보선 후 사실상 첫 민생현장 방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선거패배 후폭풍이 잦아들면서 한숨을 돌린 만큼 본격적으로 민생행보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이날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원예농협을 찾아 농가 피해현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 이어 배추밭에서 모종심기와 물대주기 작업을 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문 대표는 "메르스 때문에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가뭄까지 엎친데 덮친 격"이라면서 "중앙정부는 지자체에만 맡겨두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구온난화나 기상이변 때문에 매해 가뭄이 계속되는데, 그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도 필요하다"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홍수와 가뭄 피해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4대강에 많은 돈을 퍼부은 것은 아주 방향이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정부의 대책을 두고도 "도서산간 지방이나 지방하천에 가뭄·홍수 예방을 위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돈을 들여서 저수조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자당 소속인 최 지사가 이끄는 강원도에 대해선 '띄우기'에 나섰다.
문 대표는 "강원도는 최문순 지사를 중심으로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돼서 아주 잘 대응을 하는 것 같다"면서 "노력에 감사드리며 새정치연합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국가안전처에 지원요청한 특별교부세 등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에 대한 보고를 들으면서는 "평창에서 현장최고원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관심이 몰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지사는 마침 이날 새벽 강원도에 비가 내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비를 몰고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문 대표는 이날 강원도 방문을 시작으로 각종 민생현장을 방문, 재보선 이후 주춤했던 '유능한 경제정당' 행보와 병행하면서 대안정당의 면모를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서는 전국을 돌며 민생을 챙기는 '민생투어'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혁신위원회 출범과 맞물려 당내 계파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문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혁신위 인선부터 비주류 측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최근 친노진여의 김경협 의원이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기면서 감정대립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번진 모습이다.
조만간 진행될 당직개편 등에서 또 분란이 생길 경우 겨우 잦아든 내홍이 다시 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려는 문 대표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한편 문 대표는 15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 천안 단국대 병원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위로차 방문하려 했으나 현장에서의 혼잡 등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어서 실무선에서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 “메르스에 가뭄까지 엎친데 덮친 격” 최문순 “비를 몰고와 감사”
입력 2015-06-14 14:08